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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염색·한지·각수·배첩 장인이 만든 ‘전통韓紙’

쪽염색 18-01-23 18:39 1,405

   전통 한지인 ‘문양 색한지’를 복원하기 위해 모인 염색장 정관채(왼쪽부터), 한지장 장성우, 각수장 조정훈, 배첩장 정찬정 등 4인의 장인. 동덕아트갤러리 제공

 

- 동덕아트갤러리 23∼28일 ‘한국의 전통종이…’展 

정관채·장성우·조정훈·정찬정 장인 4명 ‘문양 색한지’ 복원 이번엔 10여 가지 문양 선봬 
다양한 산업 콘텐츠 마련 발판  26일 서책 만들기 등 체험행사



‘한지’ 하면 사람들은 보통 하얀 색감의 화선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원래 우리 조상들은 쓰임새에 따라 여러 종류의 한지를 만들어 사용했다. 화선지는 한지의 하나로 그림이나 글씨를 썼던 한지를 말한다.

조선시대 왕실이나 양반가에서는 한지 중의 최고급으로 여겨진 ‘문양 색한지’를 벽지 등으로 즐겨 사용했다. 오돌토돌한 질감에 고운 색으로 염색된 한지를 이른다. 그러나 문양 색한지를 만들기 위해선 기본 한지를 만드는 한지장부터 색을 입히는 염색장, 문양 틀을 만드는 각수장, 문양 색한지로 족자와 병풍을 만드는 배첩장 등이 협업을 해야 한다. 따라서 그 같은 협업의 전통이 사라진 지금은 유물의 형태로만 남아 있다.  

이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의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한지를 만드는 장인은 자연염색을, 자연염색을 하는 장인은 한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또 종이를 만들고 자연염색을 하는 사람들은 문양이 새겨진 나무판을 만드는 각수(刻手)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또한 다양한 문양 색한지를 사용하는 ‘배첩(褙貼)’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에 놓여 있다.

 

그처럼 사라져 가는 한국의 전통 자연염색과 문양을 한지 위에 재연해 ‘문양 색한지’를 선보이는 전시인 ‘한국의 전통 종이·색·문양’전이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자연염색, 한지, 각수, 배첩 분야의 장인들이 협업을 통해 한국 전통문양 색한지를 재연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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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 장인의 협업에 의해 복원돼 선보이는 ‘문양 색한지’

 

전시에 참여하는 장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정관채를 비롯, ‘한지장’ 장성우(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6호 한지장 전수조교), ‘각수장’ 조정훈, ‘배첩장’ 정찬정(문화재수리기능자 표구공 제1242호) 등 네 명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지장 장성우 장인은 원재료인 한지를 만들고 염색장 정관채 장인은 한지에 색을 입히고 각수장 조정훈 장인은 한지에 문양을 낼 나무판을 만든다. 배첩장 정찬정 장인은 전시에 선보일 수 있도록 이를 작품으로 마무리한다. 문양 목판 틀을 만든 조정훈 장인은 “이처럼 여러 장인이 협업을 통해 문양이 들어간 색한지를 만들어 전시까지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각수장으로서 이번 작업에 참여한 점에 대해 큰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문양 색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문양이 새겨진 목판을 밑에 놓고 그 위에 염색한 두꺼운 한지를 얹는다. 이어서 그 위에 밀랍을 바른 후 밑돌로 문지르면 목판의 음양에 따라 한지 표면에 요철이 생긴다. 그러면 이처럼 만들어진 ‘문양 색한지’로 책을 엮거나 족자나 병풍을 만드는 배첩이 시작된다. 문양 색한지 제조 과정 중 문양이 새겨진 나무판을 능화판(菱花板)이라 부르는데 은은하게 보이는 무늬가 목판에 조각돼 있는 것을 이른다. 능화판에 새겨진 무늬는 시대에 따라 변했는데 고려시대에는 연화꽃 무늬, 거북 등무늬가 많이 새겨졌고 이후 점차 단순화돼 조선 시대에는 만자무늬(卍字文)가 많이 나타난다. 능화판의 ‘능(菱)’은 ‘마름꽃 능’ 자로 왜 목판의 이름을 능화판이라 했는지 그 유래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한지 연구가’로 이번 전시의 총괄기획을 맡은 이승철 동덕아트갤러리 관장은 “각 분야 장인과의 협업작업을 통해 그간 사라졌던 한국의 전통문양 색한지를 복원·재연하는 의미가 깊은 자리”라며 “이를 통해 잊힌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릴 뿐 아니라 문양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 콘텐츠의 기본 요소 중에 하나로 옷을 비롯해 식기, 도서, 가구, 가전제품, 벽지에 사용되는 등 활용 범위가 넓은 만큼 새로운 창조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에는 각 장인의 기량을 엿볼 수 있는 분야별 작품들과 함께 4인의 장인이 협업으로 만든 ‘문양 색한지’도 선보인다. 문양은 모두 10가지다. 26일에는 오후 5시 동덕아트갤러리 앞마당인 인사동 입구 붓 조형물에서 네 명의 장인과 함께 한지 만들기와 자연염색, 목판서각, 한지 서책 만들기 체험 행사도 열린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708220103232709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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