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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정관채 염색장 “천년의 하늘빛, 다시 천년으로 잇고 싶다”

쪽염색 18-01-23 18:4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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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채 염색장(국가무형문화재 115호)이 정관채 천연염색전수관에서 기자에게 쪽빛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쪽빛으로 물든 희망찬 나주 미래 기대
오는 10월 남파고택에서 작품 전시회

[천지일보 나주=이진욱 기자] 전남 나주시는 거의 모든 지역(원도심)이 문화재 보호 및 발굴 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나주시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실제로 나주시에는 국보 제295호인 신촌리 금동관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 38개, 금성관 등 도지정문화재 54개가 있어 전남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 나주시 중요무형문화재로는 지난 10일 별세한 노진남 샛골나이(샛골 직녀)를 제외하면 정관채 염색장(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이 유일하다.

기자는 최근 나주시 전라도 정명(定名) 천년을 앞두고 올해 10월 열리는 정명 천년 기념사업 중 나주의 빛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천연염색’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전남 나주시 다시면에 위치한 정관채 염색장의 작업장을 찾았다.

정관채 염색장은 “이 색깔은 우리 선조의 유물에 어느 하나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며 “건축, 옷, 식생활 등 우리 조상의 모든 생활과 관련이 있다”면서 천연의 색(色)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나주 유일의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영산포 중학교 미술 교사이기도 한 정관채 염색장은 “우리 조상의 색은 ‘음양오행’의 동양 철학을 담고 있다”며 “그중 하늘빛이라고도 하고 바닷빛이라고도 하는 쪽빛(청색)은 세계에서 가장 오묘하고 존귀한 색으로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다. 그러면서도 아주 소량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관채 염색장에 따르면, 쪽 농사와 쪽 염색료를 만드는 과정, 얻어지는 염색료 등을 따지면 천연염색은 도저히 경제 논리로는 맞지 않는다. 그만큼 고된 노력과 시간에 비해 얻어지는 부산물(염색료, 수익성)은 적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운명적으로 쪽 염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예로부터 영산강이 범람하면 홍수가 잦았다. 이런 자연환경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샛골(다시면)에서는 일찍이 생계수단으로 홍수에 강한 ‘쪽’을 재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국전쟁 이후 화학 섬유와 염료의 수입과 개발로 완전히 맥이 끊겼다.

20년 이상 없어진 쪽 염색의 맥을 다시 이은 정관채 염색장. 이곳에서 태어나 평생을 보낸 정관채 염색장은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쪽 염색을 보고 자랐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쪽 염색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부터다. 그는 “다른 모든 색은 비교적 쉽게 얻어지지만, 파란색은 국가에서 문화재로 지정할 정도로 고귀한 색이고 쪽이란 식물에 들어 있는 인디칸을 물감으로 만드는 것이 아주 힘든 기술”이라며 청바지의 어원인 인디고(인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가 전하는 쪽 염색 과정은 이러했다. 우선 3월이면 쪽 씨를 파종해 7월이면 수확기를 거치는데 그 사이 수차례의 풀매기 등을 통해 쪽 농사를 지어야 한다.

쪽을 수확하는 여름철이면 쪽 잎을 잘 씻어 항아리에 이틀 정도 색이 우러나도록 담가둬야 한다. 쪽대는 콩대와 함께 별도로 태워 잿물로 만든다.

그는 “반드시 쪽 염색은 천연 잿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쪽 염료를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석회가루”라며 “석회가루는 굴(조개) 껍데기를 1000도 이상에서 12시간 이상 태워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오랜 정성을 들인 쪽물과 석회가루가 만나면 항아리 속에서는 연둣빛, 보랏빛 마지막으로 푸른빛까지 각종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향연이 끝나고 쪽빛이 돌면 30여분 동안 잘 저어주고 나면 침전물이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

걸쭉한 침전물(미람)이 생기면 여기에다 잿물을 10대 1의 비율로 섞어 다시 항아리에 넣고 약 한 달간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굵은 손끝 마디마디 염색으로 물든 그의 손을 거쳐야 한다. 250ℓ 항아리에 1㎏이 채 되지 않지만, 그는 쪽 염색을 멈출 수가 없다. 수천년 전의 색을 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술 보유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쪽 염색은 천년의 종이 한지와도 잘 어울린다”며 “빛깔이 외적 조건에 잘 견디며 방충효과가 뛰어나 모든 생활용품은 물론 경전 등 주요책자 표지, 특히 궁궐의 벽지로도 사용됐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보람된 일을 묻자 지난 8월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장성우 한지장, 조정훈 각수장, 정찬정 배첩장과 함께 만든 ‘한국의 전통 종이·색·문양’ 작품 전시회를 꼽았다.

그는 “아무도 하지 않은 일,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사명감도 있고, 보람도 의미도 크지 않느냐”면서 “쪽 수확기인 여름이면 땀범벅이 되고 항아리에서는 쓴 내(냄새)가 진동하지만 단 한 번도 이 일을 그만 둘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시회 이후 정 염색장은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라도 정명 천년을 맞이해 천연염색재단이 ‘청출어람, 나주를 물들이다’란 주제로 나주시 전체를 쪽빛으로 물들이겠다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그의 작품이 10월 남파고택(문화재 자료 제153호)에 전시될 예정으로 또다시 전시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전남 나주시가 ‘천년 나주의 멋과 예술’을 주제로 19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여는 길 위의 인문학 2기 강좌에서 천연염색 강의를 통해 나주시민에게 천연의 색을 전파할 예정이다.

정 염색장은 “나주를 나타낼 수 있는 색이 천연염색이고 미래를 바라보는 현재가 또한 색(色)인 만큼 하늘을 닮은 쪽빛을 통해 나주의 희망을 바라보고 싶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나주가 역사문화도시라고 표방된 만큼 10월 행사를 통해 색과 함께 많은 보물과 문화재를 알리고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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